영국엔 왜 이리 천재가 많을까? (feat. 네이버)

영국천재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60325

음악엔 문외한이지만, 제목에 끌려서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천재라고 칭송이 자자한 잭 가렛 (Jack Garrat)을 비롯해 조던 클라쎈 (Jordan Klassen), 폭시스 (Foxes), 벤트 커즌 (Bentcousin) 등의 음악 소개였습니다. 뭐… 좋아도 역시 뭐가 천재인 줄은 잘 모르는 여전히 문외한입니다만, 제목에 대해서는 한마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복하자면, “영국에 천재들은 왜 이렇게 많을까?” 말이지요.

일의 대부분을 영국사람들이랑 하다보니 영국사람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일반화가 가능해지는데요, 영국사람들이 특별히 “천재”같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사실 보통의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그래서 “천재스럽지” 않은 것일 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우리보다 좀더 투박하고 느린 편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천재를 “창의적”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정말이지 “반천재”스러운 종족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근대 민주주의, 철도, 지하철, 크리스마스 카드, 마취제, 항생제, 제트엔진 등등을 세계 최초로 만든 것을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와 예술가, 철학자들을 배출했으며, 고작 우리나라 (헌법상 우리나라의 영토는 북한을 포함합니다)와 비슷한 크기에도 불구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를 비롯해 세계의 절반에 가까운 나라를 다스리기도 했던 초 강대국이었지요.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들은 그들의 역사속에서 수많은 천재들을 갖게 되었을까요?

PPT_London

<오리엔테이션 자료에 들어가있는 페이지. 어학연수든 유학이든 그 하나가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을 위해 떠나는 길인 만큼, 더 많은, 더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고 성장해서 오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네이버에서 “천재들”이라는 제목을 붙인 영역이 음악이니,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서 설명을 해보면 좀더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유학원 업무를 위해서 제법 많은 학교와 학원들을 다녀봤습니다. 영국교육진흥원은 “직접 방문”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오지에 있는, 특수한 교육기관도 직접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음악과 관련해서 생각해본다면 특히나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문 학원은 어쩌면 어디나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초/중등교육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음악교육은 단순히 노래 몇 곡 따라부르고, 리코더나 피아노 정도 연주하면 되는 수준이 아니거든요. 정규 프로그램속에서 그들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큰 도시에 있는 대성당도 좋은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지요. 보통 “Corus” (코러스)라고 부르는 성가대에서 들리는 미사 음악은 말 그대로 “천상의 소리”라고 할 정도입니다. 어쩌다가 유명한 외국 소년 소녀 합창단의 내한 공연이나 한두 번 가보는 게 전부일 한국에서의 상황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탄탄한 기본기와 다양한 장르를 통한 호기심, 그리고 개인적인 역량과 교육 시스템을 통한 동기부여, 여기에 특수 학교라고 부를 수 있는 몇몇 음악학교 혹은 콘서바토리 (콘서바투어 Conservatoire), 그리고 기사에도 인용된 BBC 등의 어느 정도 공인된 비평 메커니즘을 거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천재들”이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어떤 면에서 가장 보수적일 것같은 영국이, 가장 “창조성”(Creativity)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것도 천재들이 태어나는 토대의 큰 부분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창조성이지요.

전 우연을 믿는 편입니다만, 역시 우연히 찾은 자료가 What the best education systems 였습니다. 그리고 불미스럽게도 내용속 “실패한 교육의 전형”으로 묘사된 것이 한국의 교육이지요. 수없이 보아왔던 이른바 “신동”들을 그저그런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던 한국의 교육뿐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경직시키는 한국 교육 말이지요. http://ideas.ted.com/what-the-best-education-systems-are-doing-right/

education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제 어떤 분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인용했듯, “오늘의 어둠을 희망이라 부”를 수도 있을테니까요. 우리는 어떤 면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희망을 갖고, 우리의 미래의 희망을 어느 날의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하지 않을까요?


“우리들이 오늘을 무어라 부르든 간에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사라져야 할 것들은 오늘의 어둠에 절망하지만,
보다 찬란한 내일을 사는 사람들은 오늘의 어둠을 희망이라 부른다”
–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의 마지막 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