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의 영국어학연수일기. 생존연수에 관하여

A.SMY_StaffordH L6484 효과
아래의 글은… 2005년, 당시 활동하던 어느 카페에서의 요청에 의해 작성했던 글입니다.
글을 쓴 날로부터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므로 많은 부분이 실제로는 달라졌습니다만,
“생존연수”라는 개념으로 문의를 하시는 분이 여전히 있으셔서 제 불완전한 경험담을
다시한번 공개해봅니다.

이 글은 100% 제 경험으로, 저와 같은 조건이, 반드시 저와 같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

거시적 목표는 어학연수입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생활에서 버텨내기라고 할 수도 있죠.

****께서 원하셔서 제 경험을 토대로 적어봅니다.
한가지 집고 넘어갈 것은.. 제게 있어 영국에서의 1년은..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

영국정부에서 기준으로 삼는 1년치 학비는 통상 컬리지수준, 즉 1년 수업료로 3000 파운드
~4000 파운드입니다. (BT Council에서 발행하는 연수학교 안내서에서 기준 하안선을
주당 100 파운드로 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비자를 받았다는 전제로 공항에서
가끔 리턴되는 학생들의 많은 수가 연간 학비 2000 파운드 이하인 점을 근거로 비교적 안정적
인 등록은 1년학비 기준으로 2000 파운드 선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리스크를 감수하고자 하신다면, British council에 등록된 학교중에서 가장
저렴한 학교를 고르시는 것도 가능은 하죠. 말씀드린 바와 같이 비자는 나오니까요. 영국에서의
입국역시 운이 작용하는 것이구요.

이 경우 연간학비는 연간 1000~1500 파운드 정도로 잡으실 수 있습니다.
이때 항공권을 포함하면 학비+항공권의 가격은 약 300만원~400만원 선이 될 수 있구요.
몇몇 유학원에서 만들어놓은 저가의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셔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생활의 부분이죠.
그리고 살아남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만, 내 삶에 그런 여유가 없다면 우선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정보를 사전에 한국에서 정리해 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처음
숙박은 민박집보다는 뉴몰든의 하숙집을, 그리고 ‘반드시’ 교회에 출석하시기 바랍니다.
외국사회에서 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포교원의 자리가 아니라, 한국인 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많은 정보의 유통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다면, 도착하신지 1~2주 내에 곧 귀국하게 될 어떤 친구의 청소자리를 넘겨받으실
수도 있구요. 한국사람들끼리기는 하지만 3개월 정도 엄청 낮은 가격에 집을 통째로 랜트해서
사실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학교에서는 중국애들과 친하게 지내시라는 것입니다. 사실, 냄새도 좀 나고, 말하는
것도 재수없고 등등… 중국애들보다는 일본애들과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만
중국애들은 특유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히 싼 집과,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있어서
는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중국애들이 잘 씻지 않고,
남자애들이 청소등을 잘 안하기도 하는 것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것은 인종적인 편견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특히 요리 등에 있어서는 한국 남학생들보다 훨씬 더 잘 하기도 하죠.)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오전에 청소를 시작하고 오후에는 감자라도 깍는다면, 생활비는
다 벌어내시는 셈이 되죠. 통상 2주에서 1달 정도후부터 급여가 들어오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결국 영국도착 후 2개월이 되기 전부터 자급자족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세번째 팁은 자리를 잡는 것과 동시에 좀더 싼 집을 물색하는 것입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청소일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영어공부라는 원래의 목표를 위해서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때는 청소를 그만두고도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오후 아르바이트가 결정되어야 하기도 하구요. 동시에 한 달 싱글룸의 비용이 300 파운드
이하, 트윈을 사용하실 경우에는 200 파운드 이하여야 한다는 기준도 맞추셔야 하겠죠.

음식은 테스코나 세인스베리에서 Reduce된 것이나 Econimic으로 나오는 것을 중심으로
사시구요. 대부분의 식사는 중국식당이나 한국식당에서 파는 쌀을 이용하여 밥을 중심으로
식단을 짜신다면, 역시 부대적인 비용은 상당히 절약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저로
계산해본다면, 쌀 10킬로(혼자서 살 경우 2달은 먹을 수 있습니다.) 10파운드, 김 (가져간 것),
고추장(가져간 것과 나중에 하나 사야겠죠.), 버섯, 양파, 감자, 계란 위주의 식단… (1달해봐야
10파운드 좀 넘을 겁니다.) 거기에 런던버스 한달 정기권까지 합쳐 주거외 생활비용이
50파운드를 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렇게 사는 것은 절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 “생존”자체는 가능하죠. 물론, 여기에는 예기치 못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아르바이트, 집 등을 비롯해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셔야 합니다.

일견 무모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작은 금액에 연연해 할 수록, 다른 가능성 역시 작아지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1파운드를 아끼기 위해 1존 버스티켓을 사지 않았다면, 1파운드는 절약할 수 있겠지만
대신 엄청난 시간을 걸어다니는데 소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지금은 1존 버스
값이 1.5정도 하겠죠?)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내가 그만큼 대우를 받고자 한다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할인점을 들르고, 인터넷에서 가격비교를 하는 것은 내 수고만큼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그 차액보다 내 노력이 경제적인 가치면에서 더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죠. 이는 어느 것이 좋고 우월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지고 있는 재화(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을 포함합니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

살아돌아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