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학생 생생 리포트

Bristol, 묘한 매력을 가진 도시.

2009.12.13 13:51

김초롱 조회 수:2767

Bristol
약 6개월동안 저를 재워주고 가르쳐주고 보다듬어 준 영국의 도시 브리스톨의 풍경을 올리겠습니다.
브리스톨은 영국 서남부에 위치한 큰 항구도시로 런던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시간을 차를 타면 도착합니다.
상공업도시로 옥스퍼드의 클라식함 런던의 다양성 Bath의 아기자기함도 없지만 브리스톨이 최고의 도시라는
브리스톨 Big fan들이 꽤나 많은 것을 보면 이 도시만의 매력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것도 꽤 묘한.
제 사진들과 글을 보시면 이 글이 끝날 때 쯤에는 그 매력을 스스로 발견하게 되실 거에요.
저도 그 매력에 빠져 제 2의 홈타운처럼 한국에서도 이 곳을 그리워하고 있고요.



하버사이드, 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브리스톨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을 둘러보자면..
이 곳은 늘 갈매기가 끼룩거리고 낮과 밤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브리스톨의 심장부 하버강입니다.
브리스톨 시민들의 안식처이자 일상의 배경이죠.




하버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밤이 되면 참 예쁩니다.
불빛에 춤추는 듯한 강물을 바라보자면 가끔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다리를 중심으로 양쪽에 브리스톨에서 유명하고 오래된 레스토랑과 클럽, 영화관 등이 강을 따라 줄지어 있어요.
물론 이 곳에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던 클럽도 있었고 제 생일파티도 그 곳에서 했고 학교 친구들과 자주가던 펍도 여기서 멀지 않았죠.
학교가 브리스톨의 중심부에 있어서 끝나고 돌아다니며 놀기에는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바로 그 밤의 하버사이드 풍경입니다. 비까지 와서 더 예쁘게 색이 번져나왔던 것 같네요.
브리스톨에는 한국인이 많지 않아요. 거의 영국인이 많죠. 하지만 대학생등의 젊은 인구가 많아서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에요.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할로윈데이에는 실감나게 공포스러운 분장을 한 10대들이 이 곳을 지나며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깜짝 놀래키면서 다들 업이 되어 그 날을 즐기기도 했고 브리스톨 시티홀 잔디밭에는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두런두런 모여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스케이트 보드나 특이한 취미를 공유하기도 해요.



많이들 쉬고있는 항구의 배들. 관광객을 위한 페리체험도 있어요.
날씨가 좋은 화창한 날이면 꽤 많은 사람들이 페리를 타러 이 곳으로 오죠.



햇살이 따뜻한 주말이면 맥주, 커피, 음료와 함께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자리가 꽉 채워지는 야외 테이블
꽃 파는 언니, 신문 사세요 하는 아저씨들도 있고 가끔은 밑에 사진처럼 소박한 공연도 열립니다.



날 좋았던 초여름,
요 바로 앞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파는 너무너무 맛있는 민트 초코칩 아이스크림과 함께 셀카도 한번!



이러한 아마츄어 밴드의 거리 연주도 구경할 수 있어요. 나들이하기 딱이죠-

그 뿐이 아니라 불과 작년에 9월에 오픈한 hot한 쇼핑몰도 있습니다.
아주아주 큰 쇼핑센터로 고급 레스토랑과 대형 극장, 그리고 카페, 패션 뷰티 쇼핑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어요.
이 곳을 주변으로 유명 브랜드의 상점이 늘어져 있어서 쇼핑을 하러 주로 이 곳으로 많이 가죠. 그 사진들 입니다.



아 그리고 이 곳 2층에 발음하기도 어려운 아주 유명한 제과점 branch가 자리하고 있는데
거의 예술에 가까운 제빵을 쇼케이스해놓아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모두 이끌죠.





자, 이제 하버사이드와 대형쇼핑센터 카버써커스를 지나 시내를 걸어 작은 상가시장을 볼게요.
전에 보았던 큰 쇼핑몰과는 달리 작고 정겨움이 느껴지는 이 상가는 한바퀴 구경만 해도 마음이 즐거워지던 곳입니다.
더 작고 저렴하고 어르신들도 많고 소박한 상가. 친구와 처음 이 곳을 발견하고 요 작은 곳을 몇 바퀴나 뱅뱅 돌고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고 서로 마음을 나눈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사진을 가져다 주면 위의 사진처럼 그래픽처리를 해 그림처럼 만들어 출력해주는 상점이에요.



작은 중고 서점, 거의 모든 책들이 1~3 파운드 사이에요. 지금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계시지만
예전에 뿔테 안경과 빈티지한 니트가 잘 어울리던 총각이 책을 열심히 읽으며 이 곳을 지킨 적도 있었구요.
저도 두 권의 가벼운 책을 1파운드 정도에 사다가 꽤 열심히 독해공부를 시도한 적이 있네요. ;p





상가 한켠의 문방구. 색연필 30p-> 600원이라는 정겨운 가격과 갖가지 잡동사니들이 있는 곳
하나하나 구경하다보면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곳이에요. 손가락을 뒤로 넣어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귀여운 고무장난감.



열심히 정리를 하고 계셨던 문방구 할아버지
아 what a warm atmosphere.

이제 요 상가에서 나와 브리스톨의 자연스러운 거리 풍경들입니다.













얼핏보면 평범해보이는 도시일지라도 저는 이 곳에서 정말 많이 정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지만 아기자기하지도 않지만 자연의 풍경이 한 눈에 펼쳐져 있는 곳도 아니지만
그래서 더 편했고 너무 익숙해졌고 원래부터 이 곳에서 살아온 사람 같았달까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소개해드릴게요.
주로 튼튼한 발다리를 이용해 비싼 버스비와 살들을 줄이고자 했었는데요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모든 것들은 머릿 속에 진하게 남아있어요.





색색의 집이 예술적이라 예술축제도 한번씩 열리는 토틀담의 모습입니다.







낙엽이 가득 메운 동네 앞 작은 뜰. 항상 어느 할아버지와 큰 개 한마리가 놀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원반을 던지고 그 개는 공중회전까지 하면서 원반을 물어오던 기억이 새록새록나요.


이제 마무리를 하며 몇 장의 제가 홈스테이하던 집의 정원사진 조금과
브리스톨의 자랑같은 축제 카이트 페스티벌의 사진을 올릴게요.



가끔 너무 학교에 가기 싫은 날에는 이렇게 정원에 나와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햇빛 한 가득 받으며 공부했었어요.
엄청나게 잘 꾸며진 정원도 아니지만 이렇게 평화롭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그 주어진 여유에 감사하고 행복했었죠.





방랑자적인 성격이 다분했던 옆집 고양이는 항상 저희 집에 들어와 주인도 아닌 이들에게 애교를 부리곤 했어요.
이 날도 이렇게 벽을 타고 넘어와 제게 귀엽게 몸을 부비더니 어느새 무릎에 앉아 잠이 들더라구요.
결국 무릎에 낯선 고양이 한마리를 재워놓고 공부를 했던 더욱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브리스톨의 하나의 자랑, 카이트 페스티벌입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시의 외곽 쪽으로 나가면 카이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언덕이 나오는데요.
태어나서 처음 본 초-대형 연들과 그 것들로 수 놓아진 브리스톨의 하늘.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뛰어다니며 연을 날리기도 했구요.



홈스테이 가족들이 엉킨 연의 실들을 푸는 모습이에요.
저 뒤로 브리스톨 전경이 펼쳐져 있죠. 특별히 빼어나지는 않지만 가슴이 탁 트이는 -



문어, 곰, 사람등 갖가지 연들이 하늘을 빼곡히 매웠었어요.





이제 다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목에 있는 블랙베리 덩쿨 덕에 아이들과 손이 까매져가며 블랙베리를 따먹으며 왔어요.
이 때 영국에서 블랙베리가 제 철이라 참 맛나고 영국 곳곳 길목에 피어나있었거든요.

저는 이 정도로 브리스톨에 대한 포스팅을 마칠게요.
지금도 제가 연수도시로 브리스톨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어요.
참 좋은 홈스테이 패밀리와 너무 소중한 친구들도 그 곳에서 만났으니까요.
브리스톨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을 많이 경험했구요.
그리고 한국에서 원했던 것이 공부하기 좋은 영국인이 많은 환경이면서도
도시의 편의성을 갖춘 너무 작지 않은 도시였거든요.
그렇게 보았을때 영국교육진흥원에서 추천해주신 브리스톨은 거기에 딱 들어맞는 도시에요.
저도 연수 전에 신중함에 신중함을 기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현명하게 방향을 제시해준 영국교육진흥원 덕분에
브리스톨이라는 곳과 인연을 맺은 것 같아요.
연수라는 것이 정말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경험과 얻어오는 것들이 많은
차이를 내는데, 자신이 간 그 곳이 싫다싫다 하면
미운 점만 보이고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기만 한 듯 싶어요.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생활을 한다면 자신이 얻어오는 것이 훨씬 크리라 생각합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앞으로 떠나시는 분들, 명심하고 다녀오시길^^
마지막으로 제가 브리스톨을 떠나기 일 주일전에 제 일기장에 써놓았던 것을
부분적으로 옮기며 마무리 할게요.


" 갈 때가 되니까 미쳤나보다. 나는 사실 브리스톨이 너무 좋다.
이 곳에 심히 익숙해진 나이다. 출렁이는 오렌지빛 하버사이드와 배 몇척들. 늘 환히 반겨주는 작은 버거 케밥집.
남녀노소 할아버지 할머니, 춤추고싶은 대로 미쳐 놀고싶은 대로 누구의 눈치보지 않고 금요일 밤을 즐기는 사람들.
다양한 인종 그들만의 방식들, 브리스톨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 학생들의 거리 클리프턴, 성같은 도서관.
그 앞의 드 넓은 잔디공원 그 위에 누워 책을 읽던 우리, 정겨운 재즈가 연주되는 펍, 브리스톨의 기차역 템플미드.
바나나 브릿지, 수많은 테스코와 그 외의 마켓들, "ID CARD!" 클럽 앞의 첫인상만 무서운 흑인 보안관들.
사지도 않은 책을 가지고가 읽을 수 있는 서점 모퉁이의 작은 네로카페, 색색의 집이 펼쳐지는 토틀담.
브리스톨만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지는 클리프턴의 한 공원 그 곳의 청설모와 토끼들.
"Fucking"이 가끔은 오히려 정겹게 들리는, 아주 편한 말씨를 가진 브리스톨 사람들.
나는 전부 다 그리울 것이다.

슬프다.
이 곳과 이 곳 사람들을 나는 사랑한다.
더 교류하고 싶었다.
다시 오고 싶다.
이 곳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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