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학생 생생 리포트

Leicester - 진짜 영국, 영국에서의 삶

2009.12.13 13:35

전기영 조회 수:3562

안녕하세요.
영국 레스터에서 1년은 어학연수를, 1년은 대학원과정을 마친 전기영 이라고 합니다.

이곳으로 떠나오기 전 아무것도 모르고 불안에 떨던 제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그때의 저를 위해, 영국으로 떠나기 전 먹먹한 두려움을 가지신 모든 회원분들을 위해 '영국에서의 삶'에 중심을 두고 글을 써내려가려고 합니다.

일단 제가 살아온 도시, 레스터는
레스터 시내 전경

한국에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국인들 누구나 알고있는 영국의 10대 도시중 하나이고 런던 다음으로 전세계 인종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도시입니다. 또한 작년엔 영국 최고의 친환경 도시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레스터를 기점으로 기차로 남쪽 약 한시간 거리엔 런던이, 북쪽 20분 거리엔 노팅햄이, 서쪽 20분거리엔 버밍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국 중부에 자리한 도시 레스터는 위치 특성상 영국 각지로 여행하기도 쉽고 또한 이스트 미들렌드 공항이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유럽여행을 다녀오기에도 어렵지 않은 곳입니다.

레스터 시내 광장, tv 행사로 몰려든 인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 만큼, 레스터는 한국인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그야 말로 진짜 영국인의 도시라고 말 할수 있겠습니다.
이쯤으로 간단한 도시 소개를 마치고 일단,
맨 처음, 제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으로 으로 돌아가면
'영국에 가는게 잘하는 걸까, 얻어 오는것이 있을까?'
우습지만 전 영국으로 떠나기 하루 전날 까지도 이러한 질문 던지고 또 고민했었습니다.
2년이 지나고 그동안 살아온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하자면,
'지금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다, 꼭 가야 할 곳이다'
입니다.



레스터, 가을
레스터 대학 앞

영국 어느 지방이던지 떠나기전 조금이나마 고민되시고 걱정하시는분이 있다면, 저는 자신있게 얘기할수 있습니다.걱정하고 고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그동안 한국에서 살아오며 배운 그 몇배의 것들을 얻어 돌아올 것입니다.영어와 학문에서만이 아닙니다. 전세계 수많은 인종을 만나고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 형성하기, 세계를 넓게 바라보는 눈, 인생을 값지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자세, 여유로움을 아는것, 한계를 벗어나는 창의적 생각, 그밖의 수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그 안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고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진정 나를 사랑할줄 아는 삶을 배우게 될것입니다.글을 쓰다보니 무슨 광고글같이도 되어버렸네요. :)
아무튼 적극 추천입니다. 영국에 가 살다보면 제 말의 의미를 모두 알아채실거라고 얘기하겠습니다.아무 미련없이 떠나세요.


레스터 저녁
차안에서 바라본 풍경
처음 영국에서의 삶은, 지나치게 지루하고 단조롭고 또한 외로울 것입니다. (런던 제외, 런던에서의 삶은 제가 쓰는 글과 전혀 틀립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함께 지내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들 삶의 여유로움과 초연함, 관대한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삶을 바라보는 올바른 자세가 보입니다. 저는 올바른 자세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일하고 막상 무엇이 자신을 위한 삶인지 생각할 시간조차 없는 우리의 생활방식 안에서는 도저히 찾아볼수 없는 또는 느끼기 힘든 소중한 감정이라고 얘기하고 싶군요.
영국에서의 생활은 몇마디로 얘기하자면
한 템포 느린삶, 내 자신을 사랑하는 삶,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한 삶, 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자주 갖을 수 밖에 없는 삶 이라고 하겠습니다. 여유로움 속에서도 깊히 사색하게 되는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여러분과 함께 느끼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victoria park
레스터

살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레스터 시내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도시의 시내라고 하면 영국에서는 'ciry centre'라고 합니다. 작은 마을에서는 'town'정도로 불리웁니다. 레스터는 거대도시에 속하기 때문에 시티센터라고 하는게 맞지요. 레스터셔 라고 하는 하나의 도(경기도 충청도 등)가 있다면 레스터 시티센터는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서울로 따지자면의 강남, 명동 등으로 생각하시면 맞겠네요.

제가 사는 곳은 시티센터의 한복판입니다. 집을 나서면 바로그곳이 시티센터입니다.






레스터 시티센터
전경

영국의 대부분 상점은 오후 다섯시가 되면 거의 문을 닫습니다. 그래서 여섯시만 되어도 거리에 거의 사람들을 찾아볼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바로 윗 사진도 오후 여섯시 즈음에 시티센터에 나가 담은 사진입니다.
새벽내내 네온사인이 켜져있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요.


영국 각 도시를 여행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기차입니다. 시간을, 심할때는 두시간이나 어기는 버스보다는 어디로 이동할때 기차로 하는것을 추천합니다. 여름방학때 한국으로 오는 당일 버스가 두시간이나 늦게와서 비행기를 놓칠뻔했던 아찔한 기억이 나는군요..
레스터 기차역은 시티센터 바로 옆 1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레스터 시티센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국 거의 모든 도시가 시티센터 안에 기차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스터 기차역
레스터 기차역 내부

기차역 플랫폼

기차역에서 나와 바로 보이는 이 통로를 지나면 곧장 시내입니다.
여느 시티센터와 다르지 않게 시내 안에는 여러 유명브렌드 옷가게, 레스토랑, 백화점, 그밖에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레스터는 영국내 런던 다음으로 전세계 모든 인종이 모여사는 도시입니다.
시내 한복판의 넓은 광장에서는 매일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나와서 공연을 하는데 인종만큼 그 종류도 여러가지라 낮에는 시내 한복판에 서있기만 해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 입니다.
레스터 시티센터 거리 공연
인디언 음악이 우리나라 지하철공연과 비슷한듯 하다가도 뭔가 웅장한듯..

레스터 시티센터 거리공연
아저씨가 노래를 부르면 옆에 의자에 앉은 개가 늑대울음 비슷한 소리를 내며 노래를 따라부릅니다.
인기 정말 많았던 공연 :)

자마이카 체스 참피온이라고 소개한 청년이 도전자를 받는 형식의 길거리 체스입니다.
한시간가량 지켜봤는데 저 자마이카 청년 이긴사람 없었습니다.. 대단..

시티센터에서는 또한 매년 여러가지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가 열리는 날엔 도시 전체 도로를 막아놓고 축제행렬 차량이 아주 천천히 도로를 지나며 축제를 벌입니다. 정말 흥겹고 신이 나는 현장이라 축제가 열릴때마다 빼놓지 않고 구경갔습니다.
지난해 여름 열린 캐러비안 카니발은 논문 제출을 몇일 앞둔 상태였지만 빠질수 없었던 정말 신나는 축제였습니다.








캐러비안 카니발
레스터 시티센터

시티센터 안에는 '오픈마켓'이라고 이름지어진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야채와 과일, 생선 그리고 저렴한 잡화를 파는 재래시장입니다. 사람들이 사는곳은 다 똑같다고 하는데, 이곳에 가면 정말 우리나라와 비슷한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과일이나 생선장수는 정말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소리를 지르며 "포도가 한바구니 2파운드~" 라고 소리치고 그걸 사는 아줌마는 더 깎으려고 흥정을 하는등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이곳 과일 시티센터안 대형 마트에서 사는것보다 값도 싸고 질도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채소와 과일을 사러 이곳 오픈마켓을 들릅니다
레스터 오픈마켓 입구
아침








레스터 오픈마켓

영국은 어딜가나 풀과 나무가 있습니다. 친환경 도시로 선정된 레스터는 다른도시들보다 더 많은 초록색을 볼 수 있습니다.
잔디와 나무는 눈과 함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줍니다. 각박한 도시생활중에도 여유로움을 가질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5개가 넘는 대형공원이 레스터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각각 공원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과 뛰어노는 아이들, 두손 꼭 잡고 산책 나온 노인부부와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또한 공원이나 시내 안에서 종종 다람쥐와 여우를 볼 수 있습니다. 공원과 나무들.. 우리나라 도시정책에 꼭 활용되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공원 산책길

레스터 빅토리아 파크
공원안의 관람기차
노부부 산책
아비파크

공원 안 다람쥐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양

뛰어노는 아이들

살짝 산책나온 접니다 :)

조금만 시내에서 빠져나오면 한적하고 고요한 동네를 거닐수 있습니다.
걸으며 사색에 빠질수있는 또는 나를 돌아볼수있게 만들어주는, 2년동안 조용히 절 성장시켜준 고마운 거리들입니다.














여유로운 삶.
한국에서는 제가 각박하게 살아가고있는지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1년 공부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서 느낀점은, 우린 서로가 서로의 목을 옭아죄고 상상도 할수 없을 정도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그마한 한 나라안에서 너무나 아웅다웅, 치고받고 사는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 정도였습니다.
여러분께 영국뿐만이 아닌, 세계를 경험해보실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어떻게 사는게 내 자신을 사랑하며 사는것인가, 어떤게 진짜 살아간다는 것인가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될 것같습니다.
2층 창문 밖에 나와 앉아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던 제 나이또래 청년을 즉석에서 부탁해 찍은 사진입니다.
친절하게도 활짝 웃으며 제 부탁에 응답해 주었습니다.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
가장 견디기 힘든것이 외로움, 그리고 두고 온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참는 것입니다. 이것은 함께 유학생활을 하는 친구들끼리만 공유되어지는 감정인데, 한국에 두고온 사람들은 그리움에 사무쳐 전화하면 대게 이 마음을 잘 이해해주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가족들까지도 잘 모르는, 나만이 안고 가야할 숙제이지요.
대게는 해외에서 공부하며 복에 겨워하는 소리라고 얘기합니다.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이런 얘기할때에도 당사자에게는 사무치게 들리게 됩니다. 외로움과 그리움, 견디셔야 한다는 말씀밖에는 저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잘 참고 인내하면 나중에 그보다 더 큰 많은 것을 얻어 돌아오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해외에 나가 공부하시는 여러분, 모두 힘냅시다!
우리에게 오늘보다 더 밝은 내일이 기다릴테니까요!

레스터,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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