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공부해야할까? (아트앤 디자인편)

영국의 아트스쿨

어디서 공부해야할까?

노벨상은 없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도 가끔 나오는 한국. 하지만 실제로 한국을 빛낸 아티스트를 보면 거의 모두가 국내파가 아닌 “해외유학생”이라는 불편한 진실. 한편으론 주입식, 정답 맞추기가 장점인 한국식 교육방식에서 가장 멀게 느껴지는 아트앤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전공도 아트앤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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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할까?

사실, “어떤 전공을 공부할까”가 좀더 본질적인 질문이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공을 정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과 관련된 것이므로 패스. 그래서 다음 질문은 “어디서 공부해야할까”가 됩니다. 이쯤되면 다시들 물어보시지요. “공부하는 게 학교마다 달라요?” 전문대학이 전문대학이 아니고, 외고가 외고가 아닌, 특목고가 특목고가 아닌 나라에서 오래 살다보니, 형식이 곧 메세지라던 격언이 무색하게 형식이나 과정은 무시하게 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하긴 “하늘”도 하늘이 아니니까 말이에요. 그래도 “크리에이티브”가 생명인 아트 영역에서만큼은 좀 지켜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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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n Artist.

아트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 고를 수 있는 첫번째 옵션은 “예술 대학교”입니다. Leeds College of Arts를 필두로, Edinburgh School of Arts, Glasgow School of Arts, Arts University Bournemouth,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 Norwich University of the Art, Manchester School of Arts 등이 있습니다. 런던 예술대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이 약간 예외적인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 예술대학들을 다녀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구성원(학생)들의 열정입니다. 파운데이션에서부터 대학원, 심지어 교사에 이르기까지 “나는 아티스트다”라는 걸 삶으로 증명하는 사람들의 거대한 모임같은 느낌이랄까요? 저희가 만든 대학소개 자료에도 나온 표현이지만 “전공을 택하는 것은 앞으로의 직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표현이 지금처럼 잘맞는 학교는 없을 것입니다. 스스로 “나는 아티스트다”라고 생각하신다면, 전문 예술대학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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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student in Arts.

어쩌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속할 카테고리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아트를 떠올리면 “Crazy”라는 단어를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뭔가에 미칠 만큼 빠져있는 사람… 이성과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진보, 그게 아트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위험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천재적이었던 예술가들도 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삶 속에서 예술을 “잠깐잠깐” 느끼며 살아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조차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은 능력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학문적 자세를 견지하는 분들에게는 종합대학교의 아트앤 디자인 분과가 좀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으로 보는 능력, 너무 빠지지 않으면서도 아트앤 디자인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말이지요. Coventry University, Manchester Metropolitan University, Nottingham Trent University, University of Bristol 등이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I am NEW.

뭔가 부정형의, 잡힐듯 말듯, 위험한 듯 달콤한 듯한 아트앤 디자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분들이라면 사립학교 스타일의 아트앤 디자인 학교를 추천합니다. 선생님들이 내 주변을 돌며 조언과 도움을 주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처음이지만 혹은 아트에 눈을 뜬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진지하게 예술을 생각하고 접근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사립학교 스타일이 가장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혼자 실력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부족한 학생일 수도 있고, 좀더 심층적이고 적극적인 “지도”를 원하는 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앞으로 예술이란 신전에 자신을 바칠 의지가 있는 분들에게 적합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한정해서 본다면, 여러 사립학교의 예술과정을 비롯해 캠브릿지의 CSVPA (Cambridge School of Visual Performing Arts), 런던 근교의 ISCA (International School of Creative Arts) 를 대표적인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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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선생님과의 관계 plus 예술관

어떤 아트 스쿨 (전문 예술대학교, 종합대학 예술분과, 사립학교 스타일 예술학교)에서 공부하느냐 하는 문제는 그곳에서 만나는 선생님들과의 관계 정립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일반적으로 본다면 예술 중학교에서 예술 고등학교, 미술대학교를 거친 학생들, 혹은 아직 예술관련 과정에 깊게 빠져본 적은 없지만 누를 수 없는 예술가적 기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예술가 vs 예술가”로 만날 수 있는 전문 예술대학을 가장 먼저 추천할 수 있습니다. 혹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는 것을 원한다면 말이지요. 반면 종합대학교의 아트앤 디자인 파운데이션이나 사립학교 스타일의 아트 스쿨에서는 외국인 학생으로서, 학생으로서의 지원이 좀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종합대학교의 아트앤 디자인 파운데이션은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과정이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도 낫고, 좀더 “예상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사립학교 스타일의 아트 스쿨은 선생님들의 지원이 좀더 각별하고, 학교 안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코스-재료-접근 방식 등에서 범위가 폭넓고 보다 더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탐색을 하면서 전문가레벨로 올라가기에 적합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어디로 가나요?

이번 글에서는 주로 공부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아트앤 디자인 학교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이외에 전공과 관련해서도 한번 생각을 해봐야하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큐레이팅이나 예술사, 건축 등의 과정이라면 전문 예술대학보다 종합대학 혹은 사립학교 스타일의 예술학교가 나을 수도 있구요, 순수아트나 전반적인 디자인 영역이 아닌 특정 디자인 (eg. 신발디자인, 자동차디자인 등)에서는 특정학교가 좀더 낫다고 볼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학교가 가지고 있는 체제상에서의 성격은, 학교와 학생, 교수와 친구들 모두를 아우르는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이 어떤 그림에 좀더 적합하게 맞는지 생각해보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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