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별로 다른 영어공부법?! (현지 연수 Vs 책상공부)

바로앞에(?) “내 맘대로 나오는 IELTS” 라는 글을 썼었는데요, <레벨별로 다른 영어공부법>은 영어뿐이 아니라 모든 언어에 해당하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교육쪽을 전공하신 분들은 다 아실만한 내용이기도 합니다만, 영어공부와 연결시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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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의레 “책상공부”와 “암기”를 연상하는 우리. 무엇이든 “열심히” 공부해야한다고 합니다. 당연하게 “영어도 열심히 공부한다”는 말은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외운다”를 의미하게 되지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틀렸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영어를 비롯한 언어교육은 “책상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흔히 (교사들은 압니다만) 무시되기 일쑤지요.

언어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레벨에 따라 다른데요, 초기에는 내용의 전달 자체에 무게를 둔다면(WHAT), 고급 레벨에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느냐(HOW)가 중요하게 됩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을 예로 든다면 초급 단계에서는 “그냥 커피”라는 것이면 되지만, 고급 단계에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혹은 여기에 시럽이나 초컬렛, 시나몬, 샷 추가 등등의 것이 중요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구요, 한국어 사용에서도 마찬가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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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레벨에 있어 전세계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평가방법인 CEFR (Common European Framework for Languages)에 의하면 모든 언어는 총 6단계의 발달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초급” – “중급” – “고급”인데요, 이걸 다시 내용으로 풀어보면 초급은 아주아주 기초적인 의사표현, 중급은 생활에서 필수적인 내용들, 마지막으로 고급은 직장이나 학교 등 보다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상황에서의 정확한 언어사용을 의미하게 됩니다. CEFR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 for languages) CEFR은 영어만이 아닌 다른 나라 언어에서도 사용이 되는 평가방식인데요, 아래, 중국어 레벨 단계를 나타낸 표에서도 알 수 있듯 심지어 단어도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게 한편으론 불편한 진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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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레벨이 어떻고, 어떤게 중요하다는 것을 아셨다면 다음은 “그럼 어떻게 공부해야할까”가 적절한 질문일 것입니다. 모든 언어는 기본적으로 실제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서 그 언어를 사용하는 모국어사용자 (言衆/Native Speakers)과 공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모국어 사용자와 4년을 함께 지내면 공부를 하든 안하든 학식이 있든 없든 남녀노소의 구별없이 “고급”단계의 길목(C1-Advanced Level)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4년씩 해외연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나 중간부분인 “중급”단계에서의 해외 연수의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에 대체로 중급단계에서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구요, 고급 언어로 올라갈수록 정확도가 더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책이나 신문, 논문 등을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재미난 건 초급 – 중급 – 고급의 분포입니다. 다시 위의 표에서 보실 수 있듯 초급(A1, A2)에서 필요한 단어는 채 600이 되지 않는데 비해(영어든 중국어든 어느 언어든……), 중급에서의 단어의 양은 초급에 비하면 5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요, 마찬가지로 언어사용자의 수도 초급/중급/고급이 같은 수준이 아니라 수학에서 배웠던 정규표준편차 그래프와 같이 가운데 (중급)에 몰리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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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셨다면, 이제 다시 처음의 그래프를 볼 차례입니다. (아래) 이제 왜 CAE (Certficate of Advanced English) 시험이 C구간 앞에 있는지, 그리고 왜 바로 앞에 FCE (First Certificate of English)가 위치하는지도 아실 수 있으시겠지요. A-B-C 구간을 다시 놓고 본다면 A 구간은 간단한 공부로 충당할 수 있고, C구간은 전문적인 서적이나 교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남은 구간인 B는 활용을 위한 현지 어학실습을 통해 다지게 되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구간에서는 해당 언어의 네이티브들과 생활속에서 영어를 많이 쓰면서 (쉽게 말해서 어울려 놀기) 언어를 늘리고, C구간에서는 그런 외부적 활동이 아닌 책상공부를 통해서 늘려야한다는 것이구요, 중간의 점이지대 (점선 사이)는 공부환경을 변경해가는 과정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B구간에서는 열심히 놀고(한국적 의미에서), C구간으로 진입하면서부터는 열심히 공부(한국적 의미에서)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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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영어에 돈을 쓰면서도 가장 영어를 못한다는 한국.. 그 덕분에 인터넷 광고에서는 “절대로 영어를 잘할 수 없는 한국인의 뇌”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만, 사실 문제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언어를 조금만 연구해본 사람들은 모두 아는 것이고, 학원의 여러 광고에서도 늘~~상 말해져왔던 것들.. 즉 “영어의 실제적인 사용”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환경이, 우리말의 구조상 다른 언어를 실제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언어 교육이 다소 어려운 것이며, 어학연수를 통해 1년 정도 열~~심히 놀면서 다녀오기만해도 어느 정도의 어학실력은 키워지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급 언어 사용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한국에서든 현지에서든 책상공부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지요.

글이 아~~주 길어졌는데요, 어학공부를 위해 필요한 내용을 추려넣다보니 조금 산만해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글을 통해 가장 중요한 내용은….. “어느 언어든 제대로된 환경속에서 1년만 잘 놀다오면 그 언어는 왠만큼 할 수 있다” 는 것이구요, 그 환경이라는 것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혹은 거의 없는), 그리고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회안에서여야한다는 점입니다.

의견이나 궁금하신 점은 제 네이버카페의 칼럼이나 기타 글 참조해주시구요, 질문이든 의견이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영어든 프랑스어든 독일어든… 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