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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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누구나 100번은 들어봤을, 목표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흔히 쓰는 말입니다. 뜻을 먼저 세우면, 그 곳에서 길이 보인다는 뜻이겠지요. 사람들이 다니던 산길이 어느덧 큰 길이 되듯, 사실 어떤 때는 길이 있어가다보니 거기에 뜻이 생기기도 하고, 뜻과 길이 함께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막막한 어둠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무턱대고 아무 길이나 다니는 것보다는 먼저 뜻을 확실하게 세우는 것이 합리적인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유학 혹은 어학연수라는 현실을 걸어가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미지의 땅, 누구에게나 도전의 땅이 동일하게 열리는 것이죠. 어떤 이들에게는 지금까지 못했던 공부의 지평이 열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의 다른 면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어떤 이들에게는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생기는 가치관의 충돌로 정신이 없는 시간을 보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충돌하며 내 가슴과 정신을 어지럽힐 수도 있겠지요.

미래에 무엇이 될 것인가는 사실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미래를 알 수 없고, 영국의 미래를 알 수 없고, 나 자신의 미래역시 알 수 없죠. 뜻을 세우고 길을 가지만, 그 길이 바르다고 확신할 수도 없을 지 모릅니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제한된 정보와 판단으로 만들어진 나자신뿐이라면 지나친 말일까요?

우리는 저마다 젋음이 한창일 때, 세상을 다 품을 수 있는 정열의 시간에 낯선 땅, 낯선 나라로 떠날 것입니다. 거기서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거치는 동안, 저마다 가지고 왔던 것들을 내려놓기도, 더해가기도 하겠죠.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 정해진 시간내에 학위를 따는 것도 목표달성이고, 영어공부에 매진해 정통영어를 술술 구사하는 단계에 이른 것도 성공이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영어를 배우러 왔지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울 수도 있고, 천직이라 여겼던 전공과 미래에 대한 구상이 송두리째 바뀌어 새로운 길을 가는 첫발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동등하면서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이라면 남들보다 더 넓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많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에 대한 책임,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책무 말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떠나 무언가 배우기 위해 떠나는 여행. 거기서 배울 것이 단지 지식이라면 조금은 서글프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