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어를 공부하려 영국에 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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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글에 이어서 하나 더 써봅니다.

일반적으로 어학적으로 좀더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수학적으로 좀더 뛰어난 사람이 있듯이요.

뭐, 타고난 거야 어쩔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성인.. 약간의 정신분열과, 약간의 편집증과 약간의 히스테릭, 그리고 약간의 천재성과 약간의 광기, 또 약간의 천사같은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성인이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기본적으로 외국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모든 것이란, 문자 그대로 모든 것. 좀 한정해서 말해본다면, 한국에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못해봤던 것들을 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좀 놀아보는 것도 가능하구요. 미친척 공부만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예 세계가 내 안방이라 생각하고, 유럽 구석구석을 돌아보는데 시간을 다 쓰실 수도 있죠.

뭐, 100%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어학연수를 가신다면 공부에도 그 마인드를 적용해보겠습니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반복 활용이 중요합니다. 즉, 얼마나 많은 시간을 대화에 사용했느냐에따라 결과적인 언어실력이 달라진다는 뜻이죠. 어학연수보다 대학진학을 한 학생의 언어가 더 많이 느는 이유도, 한국사람이 많은 곳으로 간 학생보다 외국인이 많은 곳으로 간 학생의 언어가 빨리 느는 이유도 마찬가지구요.

대화상황을 많이 만든다는 것은 80% 정도 내 노력에 기인합니다. 20%는 내 타고난 아우라라고 할까요? 물론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그들을 존중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만 하여튼… 그건 기본이구요. 제가 중요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아닌 “적극적인 의지”입니다.

이쯤되면 무슨 말을 하고픈 것인지 감을 잡으셨겠죠.

영국에서 연락이 오는 학생분들중 상당수가 “스피킹이 안는다”는 하소연을 해 옵니다. 그러면 되묻죠. 어떻게 공부하시나요. 하루의 일과를 표로 만들어보고 시간을 헤아려보면 대략 답이 나오죠. 여기에 공부하는 방법까지 고려하면 어떤 방식이 더 필요할까도 어림잡을 수 있구요.

창피하고 낯설음. 그리고 분명하게 존재하는 동양인에 대한 무시, 지들만 아는 내용들, 촌스럽게만 들리는 내 발음 등은 아무리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도 분명 장애로 작용합니다. 이러저러한 장애들로 인해 마음 아파하면서, 독한마음을 가지고 “골방에 쳐박혀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외우는 것”도 좋겠지만, 엄밀하게 말해 그건 영국에서 공부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거죠. 영국에서는 영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 하는 것으로 놔두고 말이죠. 말하실 기회가 없다면 교회든, 성당이든, 성공회 교회든 가세요. 혹은 무슬림이든 불교든 어디든 말이죠. 이도저도 없다면 동네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좋구요. 내가 가진 것을 모든 끌어내서 사람들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발음이 틀리는 것같다면 그걸 고쳐달라고 할 수도 있겠죠. 여행을 가신다면 여행사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은행과 관련된 문제라면 은행을 찾아가고, 음식에 관련된 것이라면 식당이나 서점, 칼럼리스트를 찾아가는 겁니다.

만나는 사람이 한사람에서 두 사람으로 세 사람에서 네 사람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나의 장애도 아마 넷에서 셋으로 셋에서 둘로 줄어들게 되겠죠. 그러다보면 어느새, 다녀와서 “괜찮았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계시지 않을까요?

제 생각입니다만

영국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 중의 하나는, 영국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할 수있는, 내일은 할 수 없는 것, 한국에서는 못해본, 그리고 앞으로도 못해볼 그런 일들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