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Opportunity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영국으로 유학 혹은 어학연수를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회”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기회..

문자대로 해석을 하면 돌이킬 수 있는 때라는 뜻이 될 텐데요. 한편으로는 “앞만 보며 달려온” 한국사회에서 (어쩌면) “처음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되기도 하겠지요. 특히나 요즘처럼 “일류대학에 가려면 초등학교부터”라는 말이 노골적으로 방송을 타고, “일류대학을 나와야~~” 혹은 “대기업에 들어가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을 수 있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다른 곳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테니까요.

기회는… 한편으로 다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A라는 전공에서 B라는 전공으로 넘어가는 변화로서의 기회도 기회일 것이지만,
대학이라는 것을 떠나서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기회도 기회일 수 있겠지요.
한국이라는 것을 떠나보는 것도,
집을 사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느껴보는 것,
남들처럼 “OO살에 결혼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도 기회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예 다른 것,
아예 다른 삶.

어학연수를 하면서, 혹은 유학을 하면서, 우리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의 선택은 옳았던 것인가, 더 나은 선택은 없었을까, 현재의 나의 모습에서 기대해야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등등

물론 목표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삶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왠지, 지금은 목표가 보이지 않아도, 그저 조금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도 그 시간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의미”라는 단어를 포기하지 않는 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한계는 있더라도, 나라는 사람은… 나라는 사람을 있게해준 존재 이전의 나로서도 가치가 있는 것일 테니까 말이에요.

비가 오는 날.
오늘은 … 조금은 처져있는 어깨도 토닥여줄 수 있는 마음의 넉넉함이 그리워집니다.
모두가 1등을 할 수는 없다면,
모두가 1등을 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남들보다 빨리 1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조금 많이 고민에 방황을 하더라도,

그것 역시 내 삶의 하나의 모습일 수 있었고,
어쩌면 그것이 내 진정한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기회란
새로운 것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는… 이라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쉬고, 잠자고, 돌아보고, 뒤로도 가고, 함께도 가는.. 그런 의미에서의 삶의 모습일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 비가와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오는 날도 분명 내가 사는 하늘인 건 분명할 테니까요. ^^

모두 행복하세요.